목회자 칼럼: 주기도문은 쓸모없는 기도가 아닙니다

 

저는 가난했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제게 한 가지 꿈이 있었다면 그것은 부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어떤 직업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께 크게 혼이 나고 가출을 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돌아오겠습니다. 쪽지를 남기고 집을 떠났습니다. 떵떵거리며 금의환향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세상 어느 곳에서도 가출한 고등학생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가출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쁜 짓하다가 결국 경찰서에 가게 되었고 부모님이 찾아오셨고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저는 구치소에서 있게 되었습니다. 십일 정도 되었던 그 시간은 비참한 자체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주기도문을 예배가 아닌 시간에 외워 보았습니다.

어떻게 기도하는 줄도 몰라 그냥 어려서 교회에서 외웠던 주기도문을 외웠습니다. 저는 그것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기도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참한 순간 깨달아지는 것은, 무엇보다 비참한 것은 어머니 뱃 속에서부터 수년간 교회를 꼬박꼬박 다녀놓고도 예수님과 어떻게 대화하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아는 기도란 주기도문 밖에 없어서 주기도문을 외우는데 눈물이 터졌습니다. 통곡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목사가 되었습니다. 정말 기적입니다.  주기도문으로 저는 물질의 노예가 되어 한없이 세상 깊은 곳으로 가다가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늘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어느 이름 모를 목사님의 간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