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가을 아침

 옷깃에 파고드는 찬바람으로

 가을은 오는가

 떨어지는 낙엽으로

 가을은 오는가

 아니면

 모두를 떠나와 있는 나의 고독으로

 가을은 오는가

 

 오늘은

 사랑하다 미워하며

 미워하다 사랑하고 마는

 착한 우리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이 성스러운 아침 뜨락을

 함께 걸으면 얼마나 좋으랴

 나눠 주기에 분주한 손길들

 품위 있게 성숙한 얼굴들

 후회없이 떠나기 위해 갈무리하는 모습들

 가을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아침에 보고 싶은 이여

 우리의 가을은

 너무 아프게 왔다

 그러나

 우리의 가을은

 그분으로부터 왔으니

 그분으로 하여 기쁨으로 맞자

 

 

                     ( 고 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