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가족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주 봄으로도 행복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웃지 않아도 기쁨이었고

 울지 않아도 눈물이었고

 입을 열지 않아도 말씀이었다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소중한 피붙이

 환한 얼굴로 꽃핀 정의

 더러 성난 얼굴로 승화된 사랑

 

 그리하여

 집안에 사람 냄새 가득하고

 넉넉함은 넉넉함 대로

 이웃과 나눌 수 있어 좋고

 모자람은 모자람대로

 서로 견디며 살 수 있어 좋은

 

 그분이 다리 되어

 하늘이 와 닿고

 강물 흐르고 있어

 굳이 사랑한다는 말 없어도

 우리는 모두를 사랑할 수 있었다

 

 가족은

 이미 와 있는 축복이어라

 바꿀 수 없는 값진 은총이어라

 

 그 분 계심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주 봄으로도 행복했다

 

          ( 고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