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성탄절에 올리는 기도

지치고 어둑한 영혼 만나면

가련한 그 영혼 위해 마음 씻고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가슴 채워 

추운 아가는 엄마가 되어 안고 

지친 아가는 아빠가 되어 업고 

종이로 등을 만들어 손에 들고

사방 눈 가린 안개를 헤치고 헤쳐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세상살이로

가장 가난하게 빛을 가리는

지금의 삶이 너무나 아리지만 

마르지 않는 눈물 속

하룻밤 잠자리로 찾아들면 

아기 빛의 억만 햇살이 별로 뜨고

바람결에 흐르는 찬송 소리

여윈 강물 넘치고 넘쳐 

끝내는 마음에 닿는 성탄절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한번도

내 가슴에 안긴 적이 없는

어느 하늘에 뜬 동방의 별

내 가슴에 쏟아지면

십자가에 못 박힌 아픔

사랑으로 승화시키려

주를 깨우는 종소리 들으며

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이효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