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송년 기도

잘못된 모든 것은

청산하고 떠나겠습니다

아직은 겨울

바람이나 없으면 좋으련만

유난히 춥습니다

 

갈채에 속고

스스로 속으며

거품 위를 걸어온

구멍 뚫린 시간이

더욱 부끄러워

 

너를 탓하다

나는 어리석게 외로워지고

나를 탓하다

나는 서럽게 절망합니다

 

그대로

추수하고 살았으니

모든 것이 당신의 은총인 것을

 

나의 모든 것 되신 이여

우리 모두 여기 이대로는 쓰러지지 않게 하소서

일어나 더 나은 새 땅으로 출발하게 하소서

 

(고훈 시집 '비탈에 선 나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