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선택' (사무엘상 23:1~14)

  유다 땅 헤렛 수풀에 거하던 다윗은 블레셋 사람이 자기의 동족인 그일라 주민들을 공격해서 수확한 곡식을 빼앗아 간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일라는 블레셋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유다 성읍입니다. 다윗은 자기 목숨도 위태로운 도망자 신세였지만 동족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어 블레셋 사람들을 치고자 합니다.

  자신도 힘들지만 자신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동족을 도우려는 다윗의 모습은 왜 하나님께서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택하셨는지를 보여 줍니다. 나도 힘들지만 주변에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입니다. 

  부하들은 전쟁의 승산도 없을뿐 아니라 사울에게 발각되어 자기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합니다. 이에 다윗은 하나님께 두 번이나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묻게 되고 하나님께서는 블레셋 사람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 말씀하시고 말씀대로  큰 승리를 거두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줄 믿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울은 '하나님이 다윗을 내 손에 넘기셨도다'라고 기뻐하며 다윗의 부하들이 염려했던 것처럼 온 이스라엘 백성을 군사로 불러 모아 그일라로 내려오려고 합니다. 그의 작전은 그일라 성읍을 에워 싸서 성읍의 사람들을 멸하려 하는 것입니다. 

  사울의 관심은 동족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다윗을 죽이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이 자신을 도와 다윗을 죽일 기회를 주셨다고 착각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뜻을 자신의 뜻에 꿰맞추려는 유혹을 물리쳐야 합니다.

  더 극한 위기에 처한 다윗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다시 하나님께 묻지만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을 사울에게 넘길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켜 주었던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말씀을 들은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러나 그는 그들을 탓하지 아니하고 그일라를 떠나 광야의 요새와 십 광야 산골에 머무르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습니다.

  다윗은 사람에게 베풀었지만 배신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기에는 다윗이 치른 희생이 너무 큽니다. 그러나 다윗의 희생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보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그에게 사람들이 감히 갚을 수 없는 큰 은혜와 복으로 다윗의 여생을 채워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늘 하나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운함을 느낄 때마다, 관계가 힘들 때마다, 이렇게 고백해야 합니다. 사람에게 베풀고 하나님께로부터 받자. 저의 24년 담임목회의 하루 하루를 지켜 주었던 귀한 말씀들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도 사람에게 베풀고 하나님께로부터 더욱 풍성히 받으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