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상향 리더십을 발휘하라

지난 장에서 우리는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왕궁에서 높은 벼슬을 하고 있으면서도 늘 고통 받는 자기 민족과 두고온 땅 예루살렘을 걱정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았다. 예루살렘의 황폐한 소식을 듣고 금식하고 통곡하며 기도하는 거룩한 영성의 사람이었다는 것, 예루살렘 회복을 위한 도구로 자신을 써 달라는 비장한 기도를 드린 헌신의 사람이었다는 것도 배웠다. 그러나 아무리 비장한 기도를 하고, 위대한 비전을 가슴에 품어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엘리트와 리더의 다른 점은 실천력에 있다. 엘리트는 좋은 아이디어들은 많지만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결단력과 행동력이 부족하다. 반면 훌륭한 리더는 좋은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지혜롭게 그러나 결단력 있게 실행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느헤미야를 대단한 리더라고 보는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벽을 재건하기로 결심했지만 페르시아 왕을 늘 곁에서 모시는 중요한 직책에 있는 자신이 이 일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왕의 재가라는 현실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더십이라고 하면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쳐서 어떤 일을 이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리더십에는 자신의 위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쳐 어떤 일을 이뤄내는 상향(上向) 리더십(Upward Leadership)’이 있다. 오늘 느헤미야는 바로 그 상향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다.

느헤미야서 21절을 보면 ‘”아닥사스 왕 20, 니산월에 느헤미야가 왕 앞에 나갔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기원전 444년 봄으로 느헤미야가 1장의 비장한 기도를 시작한 지 정확히 4달째 되던 때이다. 느헤미야가 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였음에도 예루살렘 성벽 재건 허가를 받기 위해 넉 달이나 기다린 것은 이 일이 생각보다 크고 에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중략)

넉 달이나 되는 시간을 깊이 생각하고, 기도하며 때를 기다렸다. 크리스천의 리더십은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을 반드시 요구한다.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은 인내를 달라고 기도할 때도 하나님, 제게 인내를 주십시오. 지금 당장 주십시오!”라고 한단다. 하지만 하나님은 위대한 일을 하시기 전에 항상 쉼표를 찍으신다. 영적 지도자는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때를 기도하며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홍해 앞에서 공포에 떨며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그들 앞에서 한시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하는 상황에서 모세는 말했다. “너희는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됨을 알찌어다”(46:10). 그 순간에 하나님은 홍해를 가르시며 일하셨다. (중략)

그러므로 참 하나님의 사람은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냐, 아니냐를 고민하지 이것을 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냐를 따지지 않는다. 그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뜻이라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실 것을 믿기때문이다. 하나님을 몰아붙이는 조급증을 내면 안 되겠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고 있으면 반드시 하나님의 순간이 사고처럼 터지면서 내게 온다.

             

             ‘세상 중심에 서다’ (두란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