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활 이야기 (2)

- Scene 1: 빈 무덤

 누가복음에서 빈 무덤 전승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여 보고한 것은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이야기이다. 글로바와 다른 익명의 제자는 그 도상에서 대화하면서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한 실망과 좌절을 내비치는데 그들과 동행한 사람이 그 예수님의 죽음과 이후 상황에 대해 성경의 예언을 토대로 풀어 주고 함께 떡을 떼며 나누는 중에 그들의 영안이 열려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아마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이 상세 자료는 훗날 마가복음의 편집자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마가복음의 오래된 사본에 안 나오지만 후대 사본에 첨가된 169절 이후의 본문에는 누가복음의 두 제자 이야기를 근거로 두 제자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른 모양으로나타났음을 간략하게 보고하고 있다. 아울러 마태복음 28:9~10과 요한복음 20:11~18에 근거하여 빈 무덤에서 나오신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와의 각별한 만남 이야기를 압축하여 삽입해 놓고 있다.

요한복음에서는 빈 무덤을 최초로 확인한 사람은 복수의 여러 여인들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 1인으로 나온다. 그녀가 예비적으로 그 사실을 사도들에게 보고하니까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또 다른 제자가 각자 달려가 빈 무덤의 현장을 확인하는데, 베드로보다 익명의 그 다른 제자가 더 빨리 달려가 먼저 도착한다. 이 두 제자는 이 상황 외에 다른 곳에서도 경쟁적인 관계로 묘사되는데, 이는 요한복음의 배후에 자리한 요한공동체의 주인공으로 베드로를 압도하고 대체할 만한 모범적이고 대안적인 제자(요한?)를 앞세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착한 순서와 다르게 그 무덤 속으로 들어가 그 무덤이 비어 있는 정황을 먼저 확인한 제자는 베드로였다. 다른 익명의 제자는 그 다음에 들어가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했다. 이와 같이 공관복음서의 기록과 달리 요한복음이 굳이 막달라 마리아 대신 두 제자를 내세워 빈 무덤의 제반 정황과 예수님의 부활 사실을 확인한 핵심 증인으로 편집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여성의 증언을 법적인 증거로 채택하길 꺼려할 정도로 신뢰성이 낮았다. 그 약점을 보완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여하튼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부활은 시신이 사라진 채 무덤이 텅 비어 있는 현장과 함께 맨 처음 기억되었고 기록되었다. 이 빈 무덤의 현장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5장에서 강조하듯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여러 제자들 눈앞에 보이는 방식으로 나타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부활을 증언하는 모티프와 함께 중요한 부활의 메타포로 초대교회에 전승되었던 것이 확실하다. (계속)

 

 

           빛과 소금 (도서출판 두란노) 중에서